서론
브릿지(bridge, 교각 자세) 운동은 재활 클리닉과 스포츠 현장 모두에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코어·둔근 강화 운동 중 하나다. 임상에서는 오랫동안 “발뒤꿈치만 바닥에 대고 발끝을 들어올리면(발목 배굴곡, dorsiflexion) 대둔근 활성이 더 커진다”는 통념이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통념을 실제 근전도(EMG) 데이터로 검증한 연구는 많지 않았고, 여러 하지 근육을 동시에 비교한 연구는 사실상 없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새크라멘토) 물리치료학과의 Escamilla 등이 2024년 국제 학술지 Bioengineering에 발표한 연구는, 다섯 가지 브릿지 변형 동작을 발목의 두 가지 자세(발바닥굽힘 vs 발등굽힘)로 각각 수행하며 14개 근육의 EMG 활성도를 비교했다. 본문에서는 이 연구의 설계와 핵심 수치, 그 해석과 실무 적용점, 그리고 한계까지 순서대로 정리한다.
연구 소개
Escamilla, R.F.; Thompson, I.S.; Carinci, J.; MacLean, D.; MacLean, L.; Aguinaldo, A.L. Effects of Ankle Position While Performing One- and Two-Leg Floor Bridging Exercises on Core and Lower Extremity Muscle Recruitment. Bioengineering 2024, 11, 356. https://doi.org/10.3390/bioengineering11040356 (2024년 4월 5일 게재)
대상: 건강한 성인 20명(남 10명, 여 10명). 평균 연령은 여성 24.4±1.5세, 남성 24.9±1.6세였고, 체지방률은 여성 18.2±2.4%, 남성 11.7±3.1%로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기준 정상 범위였다. 모든 대상자는 브릿지 운동(양다리·한다리 모두) 경험이 3년 이상이었으며, 근골격계 통증이 있거나 정상 범위를 벗어난 체지방률을 가진 경우는 제외되었다.
측정 방법: 표면 근전도 전극(Noraxon Telemyo, 1000Hz)을 우측 신체의 14개 근육에 부착해 측정했다. 대상 근육은 대퇴사두근 3종(내측광근 VM, 외측광근 VL, 대퇴직근 RF), 둔근 계열 3종(긴장근막근 TFL, 중둔근 GMED, 대둔근 GMAX), 햄스트링 2종(반건양근 등 내측 ST, 대퇴이두근 BF), 내전근(ADD), 척추기립근(ES), 광배근(LATS), 상부복직근(RA), 외복사근(EO)·내복사근(IO)이었다. 각 근육의 최대수의등척성수축(MVIC) 대비 백분율로 정규화했다.
동작 5종
- 기본 양다리 브릿지(2LB)
- 무릎 위 세라밴드로 벌림 저항을 준 양다리 브릿지(2LB-ABD)
- 무릎 사이 공(지름 21.6cm)을 끼우고 조인 양다리 브릿지(2LB-ADD)
- 반대쪽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 잡은 한다리 브릿지(1LB-LFlex)
- 반대쪽 다리를 편 채 들어올린 한다리 브릿지(1LB-LExt)
각 동작을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댄 자세(PF, 발목 발바닥굽힘)와 발뒤꿈치만 대고 발끝을 최대한 든 자세(DF, 발목 발등굽힘) 두 가지로 각각 5초간 등척성으로 유지하며 EMG를 수집했다. 통계는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사용했고, 유의수준은 p<0.01로 비교적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핵심 결과
연구진이 세웠던 가설은 “대둔근·대퇴사두근·복부/사복근은 DF에서, 햄스트링은 PF에서 더 활성화될 것”이었다. 결과는 이 가설의 일부만 지지했다.
햄스트링(ST, BF)은 다섯 가지 동작 모두에서 PF가 DF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기본 브릿지(2LB)에서 ST는 PF 22±8% vs DF 14±5%(p=0.0006), BF는 PF 18±12% vs DF 11±7%(p=0.009)였다. 한다리 브릿지(1LB-LFlex)에서도 ST는 PF 38±13% vs DF 32±14%(p=0.006), BF는 PF 30±14% vs DF 25±12%(p=0.007)로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다.
대퇴사두근(VM, VL, RF)과 내전근(ADD)은 두 가지 한다리 브릿지에서만 DF가 PF보다 유의하게 높았다.1LB-LFlex 기준으로 VM은 PF 8±5% → DF 13±7%(p=0.001), VL은 PF 5±3% → DF 10±6%(p=0.001), RF는 PF 3±2% → DF 6±3%(p=0.004), ADD는 PF 18±6% → DF 22±8%(p=0.001)였다. 양다리 브릿지 3종에서는 대퇴사두근·내전근 모두 발목 자세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외복사근(EO)·내복사근(IO)은 1LB-LFlex 한 동작에서만 DF가 유의하게 높았다. EO는 PF 8±4% → DF 12±4%(p=0.007), IO는 PF 13±6% → DF 17±8%(p=0.009)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대둔근(GMAX)이 다섯 가지 동작 어디에서도 발목 자세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본 브릿지에서 GMAX는 PF 17±12% vs DF 19±14%(p=0.149)로 차이가 없었다. 이는 “뒤꿈치만 들면 둔근이 더 잘 활성화된다”는 임상 현장의 통념과 상반되는 결과다. 같은 맥락에서 중둔근(GMED), 긴장근막근(TFL), 척추기립근(ES), 광배근(LATS), 상부복직근(RA) 역시 다섯 동작 전체에서 발목 자세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결과 해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가
연구진은 이 현상을 고유수용성신경근촉진법(PNF)의 방사(irradiation, excitation overflow) 원리로 설명한다. 이는 신체의 한 부위에서 발생한 근수축 흥분이 인접한 근육으로 시간적·공간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으로, Voss(1967)가 처음 제시한 이래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어 왔다.
보행 주기의 유각기(swing phase)를 떠올리면 이 방사 패턴이 설명된다. 무릎 신전과 고관절 굴곡은 발목 배굴곡(DF)과 함께 나타나는 움직임 조합이고, 반대로 고관절 신전과 무릎 굴곡은 발목 저굴곡(PF)과 함께 나타나는 조합이다. 이 연구 결과도 이 패턴과 일치한다. 무릎 신전근인 대퇴사두근은 DF에서, 고관절 신전·무릎 굴곡근인 햄스트링은 PF에서 더 크게 활성화됐다. 실제로 다른 연구(Gontijo 등, 2012)에서도 발목 배굴곡과 능동적 몸통 굴곡을 결합했을 때 근력이 더 크게 나타나는 등, 유사한 원위-근위 방사 패턴이 보고된 바 있다.
실무 적용 시사점
이 연구 결과를 실제 운동 처방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둔근(대둔근·중둔근)·긴장근막근·척추기립근·광배근·상부복직근을 목표로 한다면 발목 자세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느 자세로 하든 활성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환자나 선수가 더 편하게 느끼는 자세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둘째, 대퇴사두근·내전근·외/내복사근을 목표로 한다면 한다리 브릿지에서 발뒤꿈치만 대고 발끝을 든 자세(DF)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이 효과는 한다리 브릿지에서만 확인됐고, 양다리 브릿지(밴드·볼 포함)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셋째, 햄스트링을 목표로 한다면 다섯 가지 동작 모두에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자세(PF)가 더 효과적이다. 무릎 굴곡·고관절 신전 재활(예: 슬괴건 손상 후) 프로그램에서 참고할 수 있는 지점이다.
넷째, “뒤꿈치를 들면 둔근이 더 잘 잡힌다”는 임상 현장의 관행적 지도는 이 연구 결과와 배치된다. 대둔근 강화가 목적이라면 발목 자세보다는 저항 강도(밴드, 원레그화 등)를 조절하는 편이 더 근거에 부합한다.
연구의 한계
연구진 스스로도 몇 가지 한계를 명시했다. 표본 크기가 20명으로 비교적 작고, 젊고 건강하며 체지방률이 정상 범위인 동질적인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노년층·소아청소년·근골격계 손상 환자·초심자(3년 미만 경험자) 등 다른 집단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표면 EMG는 인접 근육 간 신호 간섭(cross-talk)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외복사근 아래 위치한 내복사근이 이에 취약할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사용한 전극 위치가 선행 연구(McGill 등, 1996)에서 근전극(intramuscular electrode) 대비 약 10% 이내의 오차만 보인 위치임을 근거로,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이 연구는 동작을 5초간 등척성으로 유지했을 때의 근활성도만 측정한 것으로, 실제 반복 훈련(세트·횟수)에 따른 근력·근비대 효과를 검증한 것은 아니다. 또한 양다리 브릿지에서는 좌우 대칭을 가정해 우측에만 전극을 부착했으며, 한다리 브릿지는 좌우를 바꿔 수행해 좌우 대칭을 대신 확인했다는 점도 설계상 고려할 부분이다.
결론
이 연구는 브릿지 운동 시 발목 자세가 하지·코어 근육의 활성도에 부위별로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햄스트링 강화가 목적이면 발바닥굽힘(PF), 대퇴사두근·내전근·복사근 강화가 목적이면(단, 한다리 브릿지에 한해) 발등굽힘(DF)이 더 효과적이며, 대둔근을 포함한 나머지 근육들은 발목 자세와 무관하다. 다만 이는 젊고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일 연구 결과이므로, 임상 적용 시에는 대상자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참고문헌
- Escamilla, R.F.; Thompson, I.S.; Carinci, J.; MacLean, D.; MacLean, L.; Aguinaldo, A.L. Effects of Ankle Position While Performing One- and Two-Leg Floor Bridging Exercises on Core and Lower Extremity Muscle Recruitment. Bioengineering 2024, 11, 356.
- Voss, D.E. Proprioceptive Neuromuscular Facilitation. Am. J. Phys. Med. 1967, 46, 838–899.
- Gontijo, L.B. et al. Evaluation of Strength and Irradiated Movement Pattern Resulting from Trunk Motions of the Proprioceptive Neuromuscular Facilitation. Rehabil. Res. Pract. 2012, 2012, 281937.
- McGill, S.; Juker, D.; Kropf, P. Appropriately Placed Surface EMG Electrodes Reflect Deep Muscle Activity (Psoas, Quadratus Lumborum, Abdominal Wall). J. Biomech. 1996, 29, 1503–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