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노인 임상 현장에서 사망 위험도를 평가할 때는 대개 동반질환의 개수와 종류에 의존한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같은 진단명이 몇 개나 있는지를 기준으로 위험군을 나누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접근은 “이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잘 움직이고 기능할 수 있는가”라는 정보는 놓친다. 같은 동반질환 개수를 가진 두 사람이라도 균형 능력이나 하체 근력은 크게 다를 수 있고, 이 차이가 실제 생존과 더 밀접하게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2026년 8월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대만 국가 단위 코호트 연구는, 객관적으로 측정한 체력이 동반질환·사회경제적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사망 위험과 독립적으로 연관되는지를 대규모로 검증했다. 본문에서는 이 연구의 설계와 핵심 결과, 그리고 실제 체력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규준 데이터까지 함께 정리한다.
연구 소개
출처: Wu MC, Hsu CT, Hsu HT, et al. Physical Fitness and All-Cause Mortality in Older Adults. JAMA Network Open. 2026;9(8):e2628227. doi:10.1001/jamanetworkopen.2026.28227
대상 및 설계: 대만의 국가 신체 체력 조사(National Physical Fitness Survey Database)에 참여한 65세 이상 성인 중, 2015년 1월부터 2016년 11월 사이 체력 검사를 완료하고 국민건강보험 자료와 연계 가능했던 13,423명(여성 8,394명, 남성 5,029명)을 대상으로 했다. 평균 연령은 72.9±6.1세였고, 2022년 12월 31일까지 중앙값 7.0년(사분위범위 6.7~7.1년)을 추적했다. 이 기간 동안 1,631명(12.2%)이 사망했다. 치매, 뇌졸중, 사지 절단 병력이 있거나 암·자가면역질환·만성 정신질환으로 중증질환 산정특례를 받은 사람은 제외됐다.
체력 측정: 4개 영역, 7개 검사로 체력을 평가했다. 심폐지구력은 2분 동안 제자리에서 무릎을 들어올리는 2분 스텝 테스트로, 근력은 30초 암컬(여성 2.27kg, 남성 3.63kg 무게)과 30초 체어스탠드(의자에서 일어섰다 앉기)로, 유연성은 등 뒤로 손 닿기(백스크래치)와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체어 싯앤리치)로, 균형·민첩성은 눈뜨고 외발서기와 8자 왕복보행(의자에서 일어나 8피트 걸어 콘을 돌아 다시 앉기)으로 측정했다. 이 검사들은 Rikli와 Jones가 1999년 개발·검증한 Senior Fitness Test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며, 외발서기만 별도 문헌(Springer 등, 2007)을 참고했다. 7개 검사의 성별 백분위 순위를 합산한 복합 체력지수도 함께 산출했다.

분석: 각 검사를 성별 5분위(Q1=최하위, Q5=최상위)로 나눈 뒤, 성별·연령·규칙적 신체활동·BMI·사회경제 요인·동반질환(찰슨동반질환지수 포함)을 보정한 다변량 콕스 비례위험모형으로 전체사망 위험비(AHR)를 추정했다. 연속값에 대해서는 제한3차스플라인(restricted cubic spline) 분석으로 비선형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했다.
핵심 결과
Q1(최하위) 대비 Q5(최상위)의 전체사망 위험비는 검사별로 다음과 같았다. 8자 왕복보행 0.41(95% CI, 0.33-0.51), 눈뜨고 외발서기 0.50(0.42-0.59), 30초 체어스탠드 0.55(0.46-0.65), 2분 스텝 테스트 0.58(0.49-0.68), 30초 암컬 0.63(0.53-0.75), 체어 싯앤리치(유연성) 0.79(0.67-0.93)였다. 7개 검사를 모두 합산한 복합 체력지수는 0.39(0.32-0.48)로 개별 검사보다 더 뚜렷한 위험도 구분을 보였다.
즉 균형·민첩성(8자 왕복보행, 외발서기)과 하체 근력(체어스탠드)이 사망 위험과 가장 강하게 연관됐고,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약했다. 복합지수는 Q1 대비 Q2에서 0.68, Q3에서 0.44, Q4에서 0.47, Q5에서 0.39로, 대체로 상위 분위로 갈수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다만 Q3와 Q4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비선형 용량-반응: 특정 지점부터는 더 좋아져도 차이가 없다
이 연구에서 특히 실용적인 부분은 일부 검사에서 확인된 비선형 관계다. 제한3차스플라인 분석 결과, 남성의 30초 체어스탠드와 백스크래치, 여성의 백스크래치와 8자 왕복보행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비선형성이 나타났다(P<.05). 구체적으로는 낮은 수행 수준에서는 사망 위험이 가파르게 감소하다가, 체어스탠드 약 15회, 백스크래치 약 -10cm, 8자 왕복보행 약 7~8초 지점부터는 더 좋은 기록을 보여도 사망 위험이 추가로 줄어들지 않고 정체(plateau)되는 패턴이었다. 이는 “최고 기록을 노릴 필요는 없고, 특정 최소 기준선만 넘으면 된다”는 실무적 시사점을 준다.
성별에 따른 차이
성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남성은 균형·민첩성이 가장 낮은 사망 위험비를 보였고 그다음이 심폐지구력이었다. 여성은 하체 근력이 균형·민첩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낮은 사망 위험비를 보였고, 그다음이 심폐지구력이었다. 논문은 이를 여성에서 골다공증·근감소증 유병률이 더 높다는 기존 보고와 연결지어, 하체 근력 보존이 여성에게 특히 낙상 예방·기능 유지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참고로 논문은 이전 연구(LaMonte 등이 63~99세 미국 여성 5,4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악력(Q5 vs Q1 AHR 0.67)과 체어스탠드(AHR 0.63) 모두 사망률과 역상관을 보였다는 점을 인용하며, 이번 연구의 여성 하체 근력 결과와 일관된다고 논의했다. 다만 이 비교 수치는 Wu 등의 논문 본문에서 인용된 것으로, 원 논문을 직접 대조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결과 해설
양호한 균형·민첩성과 하체 근력을 가진 노령층이 사망 위험도가 낮았던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낙상 예방 경로를 제시한다. 균형 저하, 느린 보행, 하체 근력 저하는 낙상과 이로 인한 골절(특히 고관절 골절)의 확립된 위험 요인이며, 고관절 골절은 노인의 입원·장애·초과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외발서기나 8자 왕복보행 같은 검사는 신경근 조절 저하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
심폐지구력은 선형적인 용량-반응 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심폐지구력이 생리적 예비력의 지표로서 작동한다는 기존 문헌과 일치한다. 반면 유연성은 역치 패턴을 보였다. 극단적으로 뻣뻣한 경우는 위험이 높았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가동범위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유연성 향상은 생존에 추가 이득을 주지 못했다. 이는 임상적으로 균형·근력·심폐지구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유연성은 기본 범위 확보 수준에서 관리해도 충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무 시사점과 자가 체력 평가 참고 자료
이 연구가 사용한 7개 검사는 미국에서 Rikli와 Jones가 1999년 검증한 Senior Fitness Test를 기반으로 하며, 같은 연구진이 발표한 후속 논문(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 1999;7(2):162-181)에는 미국 21개 주 7,183명(여성 5,048명, 남성 2,135명)을 대상으로 산출한 5세 단위 연령대별·성별 백분위 규준표가 있다. 참고로 이 표는 “25~75번째 백분위 사이를 정상 범위”로 해석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시간을 재는 검사(8자 왕복보행)의 경우 기록이 빠를수록 더 높은 백분위로 표기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아래는 65~79세 구간의 대표 수치를 정리한 것이다(50번째 백분위=중앙값 기준).
| 검사 | 65~69세 여성/남성 | 70~74세 여성/남성 | 75~79세 여성/남성 |
|---|---|---|---|
| 30초 체어스탠드(회) | 14 / 15 | 13 / 15 | 12 / 14 |
| 2분 스텝(회) | 90 / 101 | 84 / 95 | 84 / 91 |
| 8자 왕복보행(초) | 5.6 / 5.1 | 6.0 / 5.3 | 6.3 / 5.9 |
외발서기의 경우, 이 연구가 실제로 참고한 규준 자료는 Springer 등(2007, Journal of Geriatric Physical Therapy)이다. 다만 이 자료는 미국 군 의료센터 내원객·가족 등 549명(60세 이상은 255명)을 대상으로 했고, 검사 방식도 눈뜨고/감고 조건을 각 3회 중 최고기록으로 최대 45초까지 측정한 반면, 이번 사망률 연구는 눈뜨고 조건만 2회 중 더 긴 기록으로 최대 30초까지만 측정했다. 즉 대상 집단과 검사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아래 수치는 정밀한 규준이 아니라 대략적인 참고치로만 봐야 한다. 60대(60-69세) 기준 눈뜨고 외발서기 평균(최고기록 기준)은 여성 30.4초, 남성 33.8초, 70대(70-79세)는 여성 16.7초, 남성 25.9초였다.
연구의 한계
이 연구는 관찰연구로, 통계적 보정에도 불구하고 잔차 교란이나 역인과관계(건강이 나빠서 체력이 낮아진 것인지, 체력이 낮아서 건강이 나빠진 것인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체력은 단일 시점에만 측정됐고, 시간에 따른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원인별 사망 자료는 검토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체력 검사를 완료할 수 있었던 사람만 포함됐고 할당 표본추출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건강하고 거동 가능한 노인 쪽으로 선택편향이 있을 수 있다. 이 결과를 다른 인구집단, 특히 한국의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체성분은 직접 측정 없이 BMI로만 보정됐고, 흡연 상태는 자료에 없어 관련 동반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 등)으로 간접 보정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체력 평가의 예측력을 기존 동반질환 기반 지표와 통계적으로 직접 비교(C-statistic, 순재분류개선도 등)하지는 않았다.
앞서 소개한 규준 자료 역시 각각 1999년, 2007년 미국에서 수집된 것으로 26~27년 전 자료이며 한국 노인 인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 외발서기 규준은 병원 내원객 중심 표본에 검사 조건까지 다르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결론
13,423명의 대만 노인을 7년간 추적한 이 코호트 연구는, 객관적으로 측정한 체력이 특히 균형·민첩성과 하체 근력에서 다변량 보정 후에도 전체사망 위험과 뚜렷하게 연관됨을 보여준다. 일부 검사에서는 특정 임계값 이상에서 위험 감소가 정체되는 패턴도 확인되어, 최고 기록이 아니라 최소 기준선 확보가 중요하다는 실무적 시사점을 준다. 다만 관찰연구의 한계와 표본의 지역·시기적 특수성은 해석 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참고문헌
- Wu MC, Hsu CT, Hsu HT, et al. Physical Fitness and All-Cause Mortality in Older Adults. JAMA Network Open. 2026;9(8):e2628227. doi:10.1001/jamanetworkopen.2026.28227
- Rikli RE, Jones CJ.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 Functional Fitness Test for Community-Residing Older Adults. 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 1999;7(2):129-161.
- Rikli RE, Jones CJ. Functional Fitness Normative Scores for Community-Residing Older Adults, Ages 60-94. 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 1999;7(2):162-181.
- Springer BA, Marin R, Cyhan T, Roberts H, Gill NW. Normative Values for the Unipedal Stance Test with Eyes Open and Closed. Journal of Geriatric Physical Therapy. 2007;30(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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