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트레드밀 vs 일반 러닝머신, 같은 속도로 뛰어도 운동 강도가 22% 다르다( 연구로 증명된 3가지 충격적 차이)

헬스장에서 커브 모양의 독특하게 생긴 트레드밀을 본 적 있으신가요? “그냥 비싼 러닝머신 아니야?” 하고 지나쳤다면, 오늘 이 글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2017년 호주 가톨릭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hysi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커브형 비동력 트레드밀(curved non-motorized treadmill, cNMT)일반 전동 트레드밀(motorized treadmill, MOT), 그리고 야외 달리기(overground running, OVR)의 심폐대사 부하를 직접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꽤 놀라웠습니다.

커브 트레드밀 vs 일반 러닝머신, 같은 속도로 뛰어도 운동 강도가 22% 다르다( 연구로 증명된 3가지 충격적 차이)

이 연구, 어떻게 진행됐나

연구에 참여한 사람은 남녀 각 7명씩 총 14명의 훈련된 달리기 선수들이었습니다. 최대산소섭취량(VO₂peak)은 평균 56.6 mL/kg/min으로, 일반인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달리기 능력을 갖춘 집단이었습니다.

실험 방식은 이렇습니다. 세 가지 조건(커브 트레드밀, 일반 전동 트레드밀, 야외 달리기)에서 각각 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며 5구간 × 6분씩 달렸고, 각 구간 마지막 2분의 산소 소비량(VO₂)과 심박수(heart rate, HR), 주관적 운동 강도(rating of perceived exertion, RPE)를 측정했습니다. 남성은 10.5~16.5 km/h, 여성은 9~15 km/h 범위에서 진행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속도가 동일하게 설정됐다는 것입니다. 같은 속도로 뛰었는데 결과가 달랐다는 게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핵심 결과 1. 커브 트레드밀에서 최대산소섭취량 소비 비율이 22% 더 높았다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최대산소섭취량 대비 실제 산소 소비 비율(%VO₂peak)의 차이였습니다.

비교 구간%VO₂peak 차이효과 크기(Effect Size, ES)
커브 트레드밀 vs 야외 달리기+22%1.87 (매우 큰 효과)
커브 트레드밀 vs 전동 트레드밀+16%1.50 (매우 큰 효과)
전동 트레드밀 vs 야외 달리기+5%0.33 (작은 효과)

쉽게 말하면, 커브 트레드밀에서 시속 12km로 달릴 때 몸이 느끼는 생리적 부담은, 야외에서 같은 속도로 달릴 때보다 22%나 더 크다는 뜻입니다. 전동 트레드밀과 비교해도 16% 더 힘듭니다.

이 수치가 얼마나 큰 건지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는데, 연구진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시속 10.5km 기준으로 야외 달리기와 동일한 운동 강도를 유지하려면, 전동 트레드밀에서는 속도를 약 1.1 km/h 낮춰야 하고, 커브 트레드밀에서는 무려 4.1 km/h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커브 트레드밀 vs 일반 러닝머신, 같은 속도로 뛰어도 운동 강도가 22% 다르다( 연구로 증명된 3가지 충격적 차이)

핵심 결과 2. 심박수도 분당 22~25회 더 높았다

산소 소비량뿐만 아니라 심박수(heart rate, HR)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비교 구간심박수 차이효과 크기(ES)
커브 트레드밀 vs 야외 달리기+25 bpm1.23
커브 트레드밀 vs 전동 트레드밀+22 bpm1.35
전동 트레드밀 vs 야외 달리기+2 bpm (미미)0.10 (trivial)

분당 20회 이상의 심박수 차이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닙니다. 심박수 140bpm 수준에서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165bpm에 가까운 강도로 몸이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운동 강도를 심박수로 관리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핵심 결과 3. 달리기 경제성(running economy)이 현저히 낮아졌다

달리기 경제성(running economy)이란 일정 속도로 달릴 때 단위 거리당 얼마나 많은 산소를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단위: mL/kg/km). 수치가 낮을수록 효율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조건달리기 경제성 (mL/kg/km)
야외 달리기194 ± 13
전동 트레드밀213 ± 16
커브 트레드밀266 ± 17

야외 달리기 대비 전동 트레드밀은 약 10% 비효율적이지만, 커브 트레드밀은 무려 37%나 비효율적이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체중과의 관계였습니다. 커브 트레드밀에서는 체중이 가벼울수록 달리기 경제성이 더 나빠지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r = -0.70, p = 0.01)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야외 달리기나 전동 트레드밀에서는 이런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이유는 벨트 저항 구조에 있습니다. 비동력 트레드밀에서 일정 속도를 유지하려면 발로 벨트를 밀어내는 힘이 필요한데, 이 저항력이 체중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습니다. 즉, 체중이 가벼울수록 상대적으로 더 많은 힘을 써야 벨트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 여성 참가자들(평균 체중 53.7kg)은 남성(평균 72.1kg)보다 커브 트레드밀에서 더 높은 %VO₂peak를 기록했는데, 연구진은 이를 체중 차이(약 18kg)에 따른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왜 커브 트레드밀이 더 힘들까?

커브 트레드밀이 더 높은 심폐대사 부하(cardiometabolic demand)를 만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벨트 관성 저항(inertial load)입니다. 전동 트레드밀은 모터가 벨트를 돌려주기 때문에 달리는 사람은 발을 올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커브 트레드밀은 달리는 사람이 직접 발로 벨트를 밀어서 속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매 발걸음마다 벨트를 가속시켜야 하므로 추가적인 근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산소 소비량 증가로 이어집니다.

둘째, 벨트 경사 각도입니다. 커브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사람이 벨트 위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발이 닿는 면의 경사가 달라집니다. 가속할 때는 앞쪽으로 이동해 수평 대비 5~10° 경사진 면에서 달리게 되는데, 이 경사가 심폐 부하를 추가로 높입니다.

그래서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될까?

이 연구 결과는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운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1) 커브 트레드밀을 쓴다면 속도를 낮춰라

야외 달리기나 전동 트레드밀에서 했던 같은 속도 그대로 커브 트레드밀 프로그램을 짜면,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운동하게 됩니다. 부상 위험과 과훈련(overtraining)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커브 트레드밀 전용 강도 설정이 필요합니다.

2) 심박수 기반 강도 관리가 필수다

RPE(주관적 운동 강도)만으로 강도를 조절하면 위험합니다. 이 연구에서 커브 트레드밀의 %VO₂peak : RPE 비율이 전동 트레드밀보다 높았습니다. 즉, 몸은 훨씬 더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본인이 느끼는 힘든 정도는 그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박수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3) 체중이 가벼운 분들은 특히 주의하라

여성이나 마른 체형의 분들은 커브 트레드밀에서의 상대적 운동 강도가 더 높습니다. 처음 커브 트레드밀을 접한다면 충분한 적응 기간과 낮은 속도 설정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4) 칼로리 소모가 목적이라면 커브 트레드밀이 유리할 수 있다

같은 속도로, 같은 시간을 달려도 커브 트레드밀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운동 강도 관리가 선행되어야 하고, 완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 14명의 참가자 중 커브 트레드밀 전 구간을 완주한 사람은 단 1명(남성)뿐이었습니다. 나머지 13명은 어느 시점에서 포기했습니다.

연구의 한계도 솔직하게 보자

이 연구가 잘 설계된 연구임은 분명하지만, 연구진 스스로도 몇 가지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참가자가 14명으로 비교적 적고, 5km를 20분 이내에 완주할 수 있는 훈련된 달리기 선수들로만 구성됐습니다. 평균 체중도 비교적 낮은 편이었습니다(전체 평균 62.9kg). 따라서 일반인,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팀 스포츠 선수나 비훈련자에게 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연구진도 체중이 더 무거운 팀 스포츠 선수 집단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사용한 커브 트레드밀은 Woodway Curve 3 모델 하나입니다.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벨트 저항이 다를 수 있어, 모든 커브 트레드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무리하며

운동 기구 하나의 차이가 심폐대사 반응을 이렇게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커브 트레드밀은 단순히 디자인이 독특한 러닝머신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훨씬 높은 생리적 자극을 만들어내는 도구입니다. 이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속도가 같아도 커브 트레드밀은 더 힘들고, 체중이 가벼울수록 그 차이가 더 크며, RPE만으로 강도를 믿으면 안 됩니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커브 트레드밀을 훨씬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Edwards, R. B., Tofari, P. J., Cormack, S. J., & Whyte, D. G. (2017). Non-motorized treadmill running is associated with higher cardiometabolic demands compared with overground and motorized treadmill running. Frontiers in physiology8,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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