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운동선수를 지도하거나 자녀를 운동시키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피로 회복!! 우리 아이, 성인 선수랑 똑같이 훈련시키고 똑같이 쉬게 해도 되는 걸까?” 종목을 막론하고 현장에서는 유소년과 성인의 훈련·휴식 비율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는 연구가 있다. 2025년 Sports지에 발표된 Papavasileiou 등의 연구는 사춘기 이전 소녀와 성인 여자 핸드볼 선수를 대상으로 종아리 근육(가자미근)의 피로 발생과 회복 과정을 근전도(EMG)로 직접 비교했다. 핸드볼이라는 특정 종목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여기서 확인된 신경근육 피로 회복의 나이별 차이는 달리기·점프·방향 전환이 반복되는 다른 종목의 유소년 훈련 설계에도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로가 쌓이는 속도는 나이와 무관하게 비슷했지만, 피로 회복 속도는 확실히 갈렸다.
이 연구가 본 것은 무엇인가
이 연구는 여자 핸드볼 선수의 종아리 근육, 그중에서도 가자미근(Soleus, 주동근)과 앞정강근(Tibialis Anterior, 길항근)의 피로 회복 패턴을 관찰했다. 가자미근은 달리기·점프 동작의 지지 구간에서 힘을 만들어내는 근육으로, 지구력에 특화된 지연성(1형) 근섬유가 많다. 이 근육에 피로가 쌓이면 하지 안정성이 떨어지고, 다른 근육·관절에 부담이 넘어갈 수 있다.
연구진은 여자 핸드볼 선수의 부상률이 남자 선수보다 높다는 선행 연구(1000경기시간당 27.7건 대 10.6건)를 배경으로 언급하며, 특히 경기 중반(11~20분, 41~50분)과 후반부에 부상이 몰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로 누적이 부상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다.
연구 설계 : 어떻게 비교했나
사춘기 이전(prepubertal) 선수 15명과 성인 여성 선수 14명, 총 29명의 핸드볼 선수가 참여했다.
| 구분 | 사춘기 이전 선수 (n=15) | 성인 선수 (n=14) |
|---|---|---|
| 평균 연령 | 11.1 ± 0.9세 | 22.0 ± 3.4세 |
| 체중 | 45.4 ± 7.2kg | 63.5 ± 5.5kg |
| 신장 | 152.3 ± 6.5cm | 168.6 ± 4.7cm |
| 훈련 경력 | 2.5 ± 0.8년 | 5.1 ± 1.6년 |
| 주간 훈련량 | 4~5시간 | 6~8시간 |
| 소속 리그 | 지역 유소년부 | 전국선수권 1부(9명)·2부(5명) |
실험 방식은 등척성(isometric) 발바닥굽힘 지속 수축 프로토콜이었다. 등속성 다이나모미터에 앉아 최대수의수축(MVC)을 측정한 뒤, 그 25% 강도로 발목을 지속적으로 굽힌 상태를 탈진할 때까지 유지시켰다. 탈진 기준은 최대 노력을 해도 5초 이상 20% MVC를 유지하지 못하는 시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가자미근·앞정강근의 표면 근전도(EMG)와 발생 토크를 동시에 기록했다.
피로 직후, 3분 후, 6분 후(Post0·Post3·Post6) 시점에 다시 최대수의수축을 측정해 회복 과정을 추적했고, 전기자극을 병행해 중추활성화비율(CAR, Central Activation Ratio)도 계산했다. CAR는 근육이 신경 신호를 얼마나 온전히 받아 힘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중추(뇌·척수) 요인에 의한 피로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핵심 결과 1. 피로가 쌓이는 과정은 나이와 무관했다

| 측정 항목 | 사춘기 이전 선수 | 성인 선수 | 유의차 |
|---|---|---|---|
| 지속 시간(탈진까지) | 104 ± 93.5초 | 94.4 ± 30.2초 | 없음 (p>0.05) |
| 유지한 수축 강도 | 25.2 ± 5.5% MVC | 26.6 ± 4.2% MVC | 없음 |
| 가자미근 EMG 증가 양상 | 시간에 따라 점진적 증가 | 시간에 따라 점진적 증가 | 그룹 간 차이 없음 (p=0.813) |
| 앞정강근 EMG 증가 양상 | 시간에 따라 점진적 증가 | 시간에 따라 점진적 증가 | 그룹 간 차이 없음 (p=0.573) |
버텨낸 시간도, 근전도 증가 패턴도 두 그룹이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두 근육 모두 지속시간의 40% 지점을 지나면서 근활성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60~80% 구간, 80~100% 구간 모두 효과 크기 0.9~1.1의 큰 효과). 이는 힘을 유지하기 위해 몸이 점점 더 많은 신경 자극을 동원해야 했다는 뜻이다. 근전도로 추정한 예측 토크(TSOL) 역시 같은 패턴을 보였고, 여기서도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핵심 결과 2. 피로 회복 속도는 뚜렷하게 갈렸다

| 측정 항목 | 사춘기 이전 소녀 | 성인 여성 |
|---|---|---|
| 근력(토크) 회복 | 피로 직후만 유의한 감소, 3분 후 회복 | 직후·3분 후 모두 유의한 감소, 6분 후 회복 |
| 가자미근 EMG 회복 | 피로 직후만 유의한 감소 | 직후·3분 후 모두 유의한 감소 |
| 앞정강근 EMG 회복 | 그룹 간 차이 없음 (직후에만 일시적 감소, 두 그룹 동일) | 그룹 간 차이 없음 |
| 중추활성화비율(CAR) | 시간·그룹에 따른 변화 없음 | 시간·그룹에 따른 변화 없음 |
사춘기 이전 선수들은 근력과 가자미근 활성도가 3분 안에 피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성인 선수들은 6분이 지나야 회복됐다. 근력 회복만 놓고 보면 사춘기 이전 선수들의 회복 속도가 성인의 2배였다. 반면 길항근(앞정강근) 회복과 중추활성화비율은 두 그룹에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실제 훈련에 적용 가능한 운동:휴식 비율(E/R)로 환산했다. 이번 프로토콜의 운동 시간(약 1.5분)을 기준으로 하면, 사춘기 이전 선수들은 약 1:2, 성인은 약 1:4의 운동:휴식 비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가
연구진은 몇 가지 메커니즘으로 이 결과를 설명한다.
먼저 근활성도 상승은 ‘공통 구동(common drive)’ 개념으로 설명된다. 피로가 쌓이면 이미 동원된 운동단위만으로는 힘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뇌는 더 많은 운동단위를 추가로 동원하거나 발화율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근육 내 대사 산물에 반응하는 III/IV형 구심성 신경섬유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에 따른 피로 회복 속도 차이는 대사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어린 선수들은 해당작용(글리코겐 분해) 의존도가 낮고 젖산 생성이 적으며, 근육량이 적어 근육 내압과 혈관 폐쇄가 덜 일어난다. 이는 에너지원 재충전과 대사 산물 제거가 더 원활하다는 뜻이고, 결과적으로 더 빠른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이번처럼 강도가 낮은(저강도 서브맥시멀) 지속 수축에서는 피로 발생 과정 자체는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 저강도 수축은 주로 유산소 대사에 의존하는데, 어린 선수들은 유산소 시스템은 이미 성인과 큰 차이 없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즈 원칙(size principle)에 따라 저강도 수축에서는 지연성(1형) 운동단위가 주로 동원되는데, 아동과 성인 간 근섬유 유형 분포 차이는 고강도·빠른연축 운동단위가 동원되는 구간에서 더 크게 작용한다. 이번 실험이 저강도 프로토콜이었기 때문에 피로 발생 속도에서 그룹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중추활성화비율(CAR)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프로토콜에서 중추신경계보다 말초(근육) 수준의 요인이 피로와 회복 차이를 주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CAR 측정법 자체가 자발적 활성화 정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민감도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핸드볼 지도자에게 이 연구가 주는 3가지 실질적 메시지
1. 유소년 선수에게 성인과 같은 휴식 시간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이 연구에서 유소년 선수들은 성인과 비슷한 강도의 저강도 지속 운동을 비슷한 시간 동안 버텨냈고, 피로 회복도 더 빨랐다. 성인 기준의 긴 휴식 시간을 유소년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훈련 밀도가 불필요하게 낮아질 수 있다.
2. 성인 선수에게는 더 긴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성인 여성은 근력이 6분이 지나야 피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짧은 인터벌을 반복하는 훈련 구성에서는 성인 선수의 피로 회복이 충분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3. 훈련 강도 설계는 ‘나이’보다 ‘회복 시간’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연구는 사춘기 이전 선수들 약 1:2, 성인 약 1:4라는 구체적인 운동:휴식 비율을 제시했다. 다만 연구진도 이 비율이 특정 실험 조건(등척성, 저강도, 단일 근육군)에서 도출된 값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어, 실제 훈련 프로그램에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참고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연구의 한계도 알아야 한다
이 연구를 현장에 적용하기 전에 다음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표본 크기가 29명(사춘이 이전 15명, 성인 14명)으로 크지 않다. 사전 검정력 분석에서 요구된 최소 인원(28명)은 충족했지만, 비확률(편의) 표집 방식이라 일반화에는 제한이 있다.
둘째, 참가자의 월경 주기를 통제하지 못했다. 호르몬 변동이 운동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에 변동성을 더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영양 섭취를 별도로 모니터링하지 않았다.
넷째, 이번 프로토콜은 저강도·등척성·단일 관절(발목) 조건이었다. 실제 핸드볼 경기의 고강도·동적·다관절 움직임과는 조건이 다르므로, 회복 시간 데이터를 경기 중 스프린트·점프 회복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연구의 의의는 분명하다. 여자 핸드볼 선수, 그중에서도 유소년 선수를 대상으로 한 신경근육 피로 회복 데이터 자체가 드물었던 상황에서, 나이에 따라 회복 전략을 다르게 설계해야 한다는 근거를 EMG 데이터로 직접 제시했다는 점이다.
참고 문헌: Papavasileiou A, Bassa E, Xenofondos A, Meletakos P, Noutsos K, Patikas DA. Neuromuscular Fatigue Profile of Prepubertal and Adult Female Handball Players. Sports. 2025;13(7):230. https://doi.org/10.3390/sports1307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