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픈데 목 치료를 받거나, 목이 아픈데 어깨 수술을 권유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런 혼란은 단순한 오진이 아니라 목과 어깨가 해부학적, 생리학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 ‘Overlapping, Masquerading, and Causative Cervical Spine and Shoulder Pathology: A Systematic Review’는 477개의 논문을 검토하여 76개의 질 높은 연구를 선별했습니다.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수행된 이 연구는 옥스퍼드 근거기반의학센터(OCEBM)와 비무작위 연구 방법론 지표(MINORS) 점수로 증거의 질을 평가했습니다.
이번 시리즈 1편에서는 목과 어깨 통증이 왜 혼동되는지, 그 기본 과학(basic science)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통증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 통증 전달의 생리학
통증이 느껴지는 과정을 이해하면, 왜 목 문제가 어깨 통증으로 느껴지고 어깨 문제가 목 통증으로 느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중 통증 경로 : 빠른 통증과 느린 통증
급성 체성 통증(acute somatic pain)은 두 가지 경로로 전달됩니다.
“빠른” 통증 경로
- 유수신경섬유(myelinated Aδ-fibers)를 통해 전달됩니다.
- 기계적 자극에 의해 시작됩니다.
- 통증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느린” 통증 경로
- 무수신경섬유(unmyelinated C-fibers)를 통해 전달됩니다.
- 종양괴사인자-α(TNF-α)와 인터루킨-6(IL-6) 같은 화학 신호물질에 의해 매개됩니다.
- 조직 손상에서 방출됩니다.
- 고통증척수시상로(paleospinothalamic pathway)를 통해 척수를 지나갑니다.
- 뇌에서 분산되어 종결되어 통증 위치가 불명확합니다.
- 둔하고 쑤시는 통증이 특징입니다.
연관통(Referred Pain)은 왜 생기는가?
연관통은 신체의 서로 다른 부위에서 오는 신경섬유가 같은 2차 신경세포(second-order neurons)에서 시냅스를 형성할 때 발생합니다. 이것이 바로 목 문제가 어깨 통증으로, 어깨 문제가 목 통증으로 느껴지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어깨의 통증은 상완신경총(brachial plexus)을 통해 전달되고 경추 신경근(cervical nerve roots), 특히 C5-6 수준으로 들어갑니다. 신경근성 통증(radicular pain)은 기계적 압박이나 화학 매개체로 인한 염증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Aδ-섬유와 C-섬유 모두에 의해 매개될 수 있어 불명확한 연관 패턴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신경계와 힘줄 퇴행의 관계
흥미롭게도 신경계는 통증뿐만 아니라 힘줄 퇴행(tendon degeneration)과 염증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혈관확장신경(vasodilator neurons)과 혈관수축신경(vasoconstrictor neurons) 사이의 불균형이 이 병인에 관여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른바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현상입니다. 통각을 담당하는 물질 P(substance-P)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가 혈관확장과 염증을 일으켜 근힘줄 손상(musculotendinous damage)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목과 어깨의 해부학적 신경 분포
경추의 신경 분포

경추 추간판(cervical intervertebral disc)
- 척추신경(sinuvertebral nerve)에 의해 신경지배를 받습니다.
- 체성 신경 입력과 자율신경 입력을 모두 받습니다.
- 자율신경 입력은 척추신경(vertebral nerve)에서 유래하며, 이는 교감신경간의 회색교통지(grey rami communicans)와 별신경절(stellate ganglion)로부터 형성됩니다.
- 체성 입력은 복측 가지(ventral ramus)에서 나옵니다.
경추 후관절(cervical facets)
- 주로 경추 척추신경의 배측 가지(dorsal rami)의 내측 가지(medial branches)에 의해 신경지배를 받습니다.
- 통각섬유(nociceptive fibers)를 포함합니다.
- 배측 가지의 외측 가지(lateral branches)는 위쪽으로 달려 상부 수준의 심부 배측 근육(두판상근, 두최장근)에 분포하며 연관통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어깨관절의 신경 분포
어깨관절에 대한 1차 감각 신경지배는 견갑상신경(suprascapular nerve)과 액와신경(axillary nerve)에 의해 제공됩니다.
견갑상신경의 주행 경로
- 상완신경총의 상부 다발(C5, C6)에서 시작합니다.
- 견갑절흔(scapular notch)으로 이동하여 가로견갑인대(transverse scapular ligament) 아래를 지나갑니다.
- 극상와(supraspinatus fossa)를 가로질러 견갑경 주위를 돌아 극하와(infraspinatus fossa)로 들어갑니다.
- 어깨관절에 감각을 제공하는 관절 가지(articular branch)는 87%의 경우 가로견갑인대 바로 원위부에서 발생합니다.
- 견봉쇄골관절(AC joint)과 견봉하낭(subacromial bursa)에도 감각을 제공합니다.
- 견봉 가지(acromial branch)라고 불리는 두 번째 감각 가지는 견갑경 바로 원위부에서 시작하여 극상근 원위부의 후방 관절낭으로 들어갑니다.
액와신경
- 어깨의 하방 관절낭에 분포합니다.
- 하방 관절와상완인대(inferior glenohumeral ligament)와 근접하게 주행합니다.
- 관절와 테두리의 7시 방향 근처에서 가지를 냅니다.
전방 관절낭
- 세 개의 신경에 의해 신경지배를 받습니다.
- 외측가슴신경(lateral pectoral nerve, C5-C6)
- 견갑하신경(subscapular nerve, C5-C6)
- 액와신경(axillary nerve)
통증 연관 패턴 : 고전적 연구들이 밝힌 사실
목에서 어깨로의 통증 연관
Feinstein 등의 연구 : 연구진은 자원자들에게 C0-1부터 천골까지 각 근힘줄 사이 공간에 고장성 식염수를 주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C3-6의 척추주위 조직(paravertebral tissue) 자극이 일관되게 어깨로 연관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Dwyer 등의 연구 : 경추 후관절 자극이 특징적인 후방 어깨와 승모근 통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Grubb 등의 연구 : 경추 추간판조영술(cervical discography)을 시행하여 추간판에서 어깨로의 통증 연관이 후관절에 의한 것과 유사함을 입증했습니다.
Tanaka 등의 연구 : 고립된 C5 및 C6 신경근병증(radiculopathy) 환자가 견갑상 어깨 부위로 통증을 연관시킬 수 있으며, C8 신경근 압박은 견갑 부위로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어깨에서 목으로의 통증 연관
Gerber 등의 연구 : 견봉쇄골관절 통증 자극은 외측 목과 승모근으로 연관되고, 견봉하 통증은 외측 견봉과 삼각근으로 연관됨을 입증했습니다.
Gorski와 Schwartz의 연구 : 견봉하 충돌증후군(subacromial impingement)으로 인한 연관 목 통증이 (어깨 통증 없이) 견봉하 주사로 중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어깨 문제가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실생활 적용 : 이 지식이 왜 중요한가?
이러한 기본 과학 지식은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실제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1. 정확한 통증 위치 파악의 어려움 이해
C-섬유를 통한 “느린” 통증은 뇌에서 분산되어 종결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어깨가 아프다”고 호소해도 실제 문제는 목에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2. 만성 통증의 복잡성
화학 매개체(TNF-α, IL-6)에 의한 통증 전달은 조직 손상과 염증이 지속되는 한 계속됩니다. 이는 왜 급성 통증과 달리 만성 통증이 더 복잡하고 치료가 어려운지 설명해줍니다.
3. 신경 문제가 힘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
신경염증이 혈관확장과 염증을 통해 근힘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통증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이번 1편에서는 목과 어깨 통증이 왜 혼동되는지에 대한 과학적 기반을 살펴봤습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증 전달의 이중 경로
- 빠른 Aδ-섬유는 정확한 위치 파악 가능
- 느린 C-섬유는 불명확한 통증 위치
연관통의 메커니즘
- 서로 다른 부위의 신경이 같은 2차 신경세포에서 만남
- 목 문제가 어깨 통증으로, 어깨 문제가 목 통증으로 느껴질 수 있음
신경계의 다중 역할
- 통증 전달뿐만 아니라 힘줄 퇴행에도 관여
- 신경염증이 실제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
복잡한 신경 분포
- 경추는 척추신경, 배측 가지의 내측/외측 가지로 복잡하게 신경지배
- 어깨는 견갑상신경과 액와신경이 주요 감각 담당
- 신경 주행 경로의 해부학적 근접성이 통증 혼동의 주요 원인
다음 2편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목과 어깨 통증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 진단적 주사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본 글은 코크란 연합 지침에 따라 수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 ‘Overlapping, Masquerading, and Causative Cervical Spine and Shoulder Pathology: A Systematic Review’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477개의 논문을 검토하여 76개의 질 높은 연구를 선별 분석한 신뢰도 높은 연구입니다. 개인의 증상은 모두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 Katsuura, Y., Bruce, J., Taylor, S., Gullota, L., & Kim, H. J. (2020). Overlapping, masquerading, and causative cervical spine and shoulder pathology: a systematic review. Global spine journal, 10(2), 19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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