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어온 상식이 틀렸다면?
체중 감량을 위해 고단백 식단을 따르고 계신가요? 삼겹살은 먹어도 되지만 밥은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단은 이제 건강한 식습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한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들이 밝혀낸 충격적인 사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인류는 원래 저단백 식단으로 살아왔다
놀랍게도 구석기 시대 이후 약 1만 년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인류는 하루 2,500칼로리 이하의 낮은 에너지 식단을 섭취했습니다. 그중 단백질은 전체 에너지의 10-15% 미만을 차지했죠.
농경 시대 우리 조상들의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1g 미만, 아마도 0.6-0.8g/kg/day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탄수화물과 식물성 지방이 일일 에너지 섭취량의 85% 이상을 제공했습니다.
그때는 비만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제2형 당뇨병도 1960년대까지만 해도 드문 질환이었습니다.
고단백 식단 열풍의 시작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번영하면서 가공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 섭취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는? 전 세계적인 비만과 당뇨병 팬데믹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백질을 더 많이 먹으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등장했고, 앳킨스, 존, 사우스 비치, 케토제닉 다이어트 같은 고단백 식단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단에서는 일일 단백질 섭취량이 전체 에너지의 20-25%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고단백 식단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 과학적 증거
신장 과여과(Glomerular Hyperfiltration)의 메커니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단백 식사를 하면 사구체 여과율(GFR)이 증가하여 ‘신장 과여과’ 현상이 발생합니다. 아미노산이 급증하면서 수입세동맥이 확장되고 사구체 내 압력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저단백 식단을 섭취하면 수입세동맥이 수축되어 사구체 내 압력이 감소하고 GFR이 낮아집니다.
네덜란드 연구 : Alpha Omega Cohort
Esmeijer 등의 연구진은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60-80세 네덜란드 환자 2,255명을 대상으로 41개월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핵심 발견
- 단백질 섭취량이 이상 체중 1kg당 0.1g 증가할 때마다, 연간 GFR 감소 속도가 0.12 mL/min/1.73 m²/year 가속화되었습니다
- 일일 단백질 섭취량이 1.2g/kg 이상인 환자는 0.8g/kg 미만인 환자에 비해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2배 빨랐습니다(연간 1.60 vs 0.84 mL/min/1.73 m²)
한국 연구 : 9,226명 대규모 코호트
Jhee 등의 연구진은 2001-2014년 한국 국민 9,22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요 결과
- 단백질 섭취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신장 과여과 가능성이 3.5배 높았습니다
- 단백질 섭취량이 높을수록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 가장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은 빠른 신장 기능 저하 위험이 1.3배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40,113명의 추가 코호트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단백질 섭취량 권장 기준
| 상태 | 권장 단백질 섭취량 (g/kg/day) | 비고 |
|---|---|---|
| 건강한 성인 | 0.8 (RDA) | 실제 필요량은 0.6일 수 있음 |
| 서양 성인 평균 섭취량 | 1.0-1.4 | 권장량보다 높음 |
| 단일 신장 또는 CKD 고위험군 | <1.0 | 고단백 섭취 피해야 함 |
| CKD 3B, 4, 5기 | 0.6-0.8 | 저단백 식단 필요 |
*CKD : 만성 신장 질환
어떤 단백질을 섭취해야 할까?
최근 연구들은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장에 해로울 수 있는 식품
- 붉은 고기
- 가공육
신장에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식품
- 견과류
- 저지방 유제품
- 콩류
동물성 식품 섭취가 알부민뇨와 연관되어 있으며, 육류에 포함된 콜린과 카르니틴이 장내 세균에 의해 트리메틸아민(TMA)으로 변환되어 죽상동맥경화증 및 신장 섬유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실천 방법
1. 자신의 단백질 섭취량 파악하기
일반적으로 체중 60kg인 사람의 경우
- 권장량: 48g/day (0.8 × 60)
- 실제 섭취량: 60-84g/day (1.0-1.4 × 60)
2. 고위험군은 특히 주의
다음에 해당한다면 고단백 식단을 피해야 합니다
- 당뇨병 환자
- 비만인 경우
- 심혈관 질환 병력
- 단일 신장을 가진 경우
- 만성 신장 질환 초기 단계
3. 균형 잡힌 식단 구성
전체 에너지의 10-15%를 단백질로 섭취하고, 나머지는 탄수화물(특히 통곡물, 과일, 채소)과 건강한 지방으로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연구의 한계점과 주의사항
이 연구들은 관찰 연구로서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식품 섭취 빈도 설문지는 실제 섭취량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중요한 예외 : 단백질-에너지 소모(PEW) 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료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금기를 깨뜨릴 때
고단백 식단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신장 건강에는 해로울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특히 신장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기적으로 GFR이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장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단은 극단적인 고단백이 아니라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수천 년간 먹어온 방식, 즉 적당한 단백질과 충분한 식물성 식품을 포함한 식단이 장기적인 건강에는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 고단백 식단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특히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신장 건강에 우려가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 Kalantar-Zadeh, K., Kramer, H. M., & Fouque, D. (2020). High-protein diet is bad for kidney health: unleashing the taboo.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 35(1), 1-4.
이 글은 ‘High-protein diet is bad for kidney health: unleashing the taboo’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단백질 섭취량은 다를 수 있으므로, 식단 변경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